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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한류와 선진국의 길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에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보다는 문화적으로 훌륭한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은 웃었을 겁니다. 물론 감동을 받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주로는 허황된 꿈이라고 비웃었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방 후의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보통 허황된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강대국이 된다는 상상 자체가 허망한 꿈이었겠죠.   저 역시 어릴 때 백범일지를 보면서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제가 볼 때는 당연히 백범은 이상주의자였습니다. 그랬던 한국이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경제, 군사, 문화적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사자성어를 설명할 때 한국만큼 좋은 예가 없습니다. 경천동지(驚天動地)라는 사자성어도 잘 어울립니다. 완전히 달라져서 까무러칠 지경입니다. 허황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사람들은 흥분합니다. 그리고 그 흥분은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선진국의 문턱을 넘고 있습니다. 벌써 넘은 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니 계속 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넘고 있을 때는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문턱을 밟지도 않습니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先進國)은 앞서서 나가는 나라를 의미합니다. 한자의 뜻이 그렇습니다. 선은 당연히 앞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선이 단순이 앞을 의미하고 부유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선진국은 가치를 이끌 만한 나라이기도 하여야 합니다. 국격이나 품격이라는 단어는 선진국을 떠올리면서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선은 선(善)이기도 합니다. 선진국(善進國)이기도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앞서되 단순히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옳은 방향으로 한걸음 앞에 서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우리가 아는 선진국 중에서는 빠져야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선진국이라면 가난하고, 약하고, 힘들어 하는 자가 편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장애인이 편하고, 노인이 편하고, 아이가 안전한 나라입니다. 당연히 복지가 중요한 나라입니다. 인권이 기본단어가 되고, 차별이 사전에서 길을 잃는 나라입니다. 차별과 함께 쓰는 단어도 용납이 안 됩니다. 인종, 종교, 성, 남녀, 학력, 장애인 등의 단어는 차별과 함께 쓰이면 안 됩니다. 그렇게 보면 선진국이 쉬운 게 아닙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 사건은 선진국으로 가는 가늠자가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진국에 가서 놀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곳에 이민을 간 것이 아님에도 의료비가 전부 보험으로 처리되는 나라도 있었고, 유학생임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학비를 전혀 받지 않는 나라도 있었습니다. 노인이 이민을 가도 연금을 주는 나라도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런 나라가 좋은 나라이고 배울 점이 있는 나라입니다.   반면 그 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랐어도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고 있음에도 투표권을 안 주고 차별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취업이나 진학에 불이익이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국적이 나르다는 이유로 지문을 강요하거나, 종교가 다르다고 테러를 가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여성이라고 학교에도 안 보내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나라가 진짜 선진국인지 압니다. 진짜 선진국의 모습으로 한류가 이어지기 바랍니다. 선진국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질수록 양보해야 하고, 배려하는 게 일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그 누구라도 차별하지 말고, 오히려 어려우면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선진국 한류 진짜 선진국 우리나라 사람들 인종 종교

2023-07-09

백인우월주의 추종 한인 체포 …텍사스 거주 20대 유종헌씨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백인우월주의 추종 글과 사진을 게시해 '아시안 백인우월주의자'로 유명한 20대 한인 남성이 연방알콜담배총기국(ATF)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10일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텍사스 타일러에 사는 유종헌(24·사진)씨는 지난 6일 한 총기판매업소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ATF 에 체포됐다. 체포 영장이 공개되지 않아 유씨가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연방 수감 시설에 보석 없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유씨가 총기 관련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유씨는 다른 남성 3명과 함께 살상용 무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유씨는 자신의 집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총기를 꺼내 상대 남성들을 위협하고 트럭을 타고 도주하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당시 유씨의 차 안에서 총기 2정과 칼 등의 무기를 발견했으며 그 자리에서 유씨를 수갑에 채워 연행했다고 지역 방송 KLTV 는 보도했다. 유씨는 과거 페이스북에 남부연방기를 배경으로 총을 들고 서 있는 사진이나 '이슬람에게 죽음을'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게시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2016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좋아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법원 기록 조회 결과 지난 2016년 유씨에게 적용됐던 폭행 혐의는 5개월 후 기각 처리 됐다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 최수진 기자

2018-04-10

플로리다 '제2의 샬러츠빌' 우려…극우 선동가 집회 비상사태 선포

초특급 허리케인이나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끔찍한 총기사고가 벌어진 것도 아닌데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백인우월주의 선동가로 유명한 리처드 스펜서(사진)의 연설과 집회가 플로리다대학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와 같은 유혈 충돌이 빚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CBS뉴스는 17일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가 오는 19일 스펜서의 플로리다대학 방문을 앞두고 법 집행 조정과 관련된 행정명령 17-264호를 발동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대학이 있는 앨라추아 카운티에 잠재적인 보안상 위협이 있다는 이유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스콧 주지사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지역 법 집행 요원들이 연방·주 기관과 협력하도록 했다. 또 필요할 경우 플로리다 주방위군 병력 투입도 요청했다. 스펜서는 지난 8월 샬러츠빌에서 횃불을 든 수백 명의 백인우월주의자 행진을 이끈 인물로 당시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 돌진 테러로 맞불 집회에 참가했던 여성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스펜서는 지난 4월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의 오번대학에서도 백인우월주의 집회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경미한 충돌이 일어나 집회 참가자 3명이 체포됐다. 애초 플로리다대학은 스펜서의 집회를 불허했으나 그의 지지자와 변호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법원에 집회 허가 신청을 냈고 결국 학교 측의 허가를 따냈다. 플로리다대학 측은 폭력 사태에 대비하느라 보안 경비로만 50만 달러를 지출했다. 플로리다주의 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스펜서는 과잉대응이라며 "연설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고 선의를 갖고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0-18

스톤마운틴 ‘부끄러운 과거, 암울한 미래’…WP, 변화의 기로에 선 유적 조명

미국에서 가장 큰 남부연합 기념물로 꼽히는 스톤마운틴. 애틀랜타 근교에 자리한 높이 1700피트, 면적 1만7000 스퀘어피트(sqft)의 화강암 덩어리가 샬롯츠빌 백인우월주의 유혈사태를 계기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남부연합의 전쟁 기념물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스톤마운틴의 남쪽 사면에는 소위 ‘남부연합 영웅들’의 모습이 새겨진 암벽화가 있다. 양각으로 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조라는 평가도 있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듯 하지만, 현존하는 가장 큰 남부연합 상징물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면서 철거 요구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톤마운틴은 조지아 주지사 선거를 요동치게 하는 의제일 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게 남부연합 기념물의 존폐를 놓고 날로 격화하는 국가적 의견대립의 중심에 있다.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스테이시 아브람스 조지아주 하원 대표는 지난달 스톤마운틴 암벽화가 “조지아주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즉각 철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애틀랜타의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흑인지위향상협의회(NAACP)’가 흑인인 아브람스의 주장을 거드는 가운데 다수의 공화당원과 남부연합 유물을 보존하자는 그룹에선 아브람스 대표의 주장에 날선 반응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 주지사 경선에 참가한 케이시 케이글 조지아 부주지사는 “정치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선동적인 언어를 동원해 조지아 주민들을 양분시키기 보다는 역사를 없애지 않고 보존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벽화 제거에 반대하는 흑인 정치리더도 있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유엔대사를 역임한 앤드류 영 전 애틀랜타 시장은 암벽화를 가루로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남북전쟁에 대한 재조명과 역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재싸움”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조지아 정계가 암벽화 제거 논쟁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조지아대학(UGA)의 찰스 불록 정치학 교수는 “조지아 전통 보수층에게는 이(암벽화 제거) 문제가 결코 작지 않아 보이지만 젊은층에겐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스톤마운틴에 담겨진 정치적 함의가 무엇이든 간에 조지아에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최근 남부연합 상징물들을 밤 사이에 즉각 철거한 볼티모어 또는 뉴올리언스와는 또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부연합 기념물들의 기원과 의미에 대해 방대한 양의 책을 저술한 조 크레스피노 에모리대 역사학 교수는 “옮길 수 없는 조각”임을 강조하면서 “산의 옆면이므로 파괴시키거나 그대로 두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자들은 유적지로서 인식되기보다 교육 장소로 옮긴 뒤 플래카드와 큐레이터를 통해 언제, 왜 기념물이 설립됐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리는 것이 더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스피노 교수는 “로버트 리 불러바드와 제퍼슨 데이비스 드라이브처럼 바뀔 수 있는 도로와 공원 이름은 없애되, 그(암벽화 같은)작품에는 공무원들이 전체 역사를 궤뚫어볼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붙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근 로렌스빌에 살면서 이따금 호수와 산책 트랙을 걷기 위해 연회원권을 갖고 스톤마운틴에 피크닉을 가는 나오미 존스는 그동안 암벽화의 의미를 애써 외면해왔지만, 이제는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11세, 8세, 그리고 두 살배기 손자를 둔 흑인인 존스는 최근 샬롯츠빌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계기로 손자들에게 남북전쟁과 백인우월주의 운동에 대해 가르쳤고 샬롯츠빌에서 반나치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헤더 헤이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한다. 존스는 “11살짜리 손자가 ‘누군가에게 해를 주면 왜 없애지 않느냐’고 물어서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내말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기념물로 지정되기 전까지 스톤마운틴은 화강암 채석장이었다. 이곳의 돌들은 곳곳의 공사현장으로 보내졌고 미 국회의사당과 파나마운하 건설에도 돌들이 사용됐다. 그러던 채석장이 기념물로 둔갑한 것은 1915년 남부연합 후손 딸들의 연맹체가 스톤마운틴의 깎아지른 남쪽 사면에 백인 남부연합 영웅들을 위한 조각물을 만들자고 주장한 데서 유래된다. KKK가 스톤마운틴 정상에서 십자가를 불에 태우며 조직의 재건을 천명한 것도 같은 해의 일이었으며, 이 때를 기점으로 스톤마운틴은 KKK의 본산지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급기야 1948년 스톤마운틴에서 ‘상실한 대의명분(Lost Cause)’을 주창하기에 이른다. 남부연합의 수정주의 운동이 부활한 것이다. 노예 보호를 최소화하고 남부의 존엄을 되찾겠다는 이 사조는 남북전쟁 발발의 직접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남동부 지주들과 노예제 옹호론자들의 결집과 지지를 이끌어낸 장소도 스톤마운틴이었던 셈이다. 처음 암벽화를 조각한 이는 거츤 보글럼이다. 사우스 다코타에 있는 러시모어 국립공원 조각을 만든 예술가다. 전체 윤곽을 드러내고 리 장군의 머리를 만들다 돈의 용처를 둘러싼 잡음에 휩싸인 끝에 1925년 작업에서 손을 뗐다. 이어 헨리 어거스터스 루크맨이 리 장군의 머리 조각을 되돌리고 말에 올라탄 세 명을 다시 새겼다. 이때가 1928년이다. 이후 거의 40년간 비용 문제로 방치되다 주정부가 조성한 펀드 200만달러로 스톤마운틴을 매입한 뒤 국립공원으로 꾸미면서 작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작업 중단 요구와 해체 움직임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한동안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결지처럼 인식됐던 스톤마운틴은 사실상 지역 주민들의 여가활동 장소로 기능하며 늘 많은 인파로 붐빈다.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골프장이 마련돼 있으며 호수 옆에는 매리어트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밤마다 유명한 레이저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이런 변화들로 인해 디캡 카운티에 자리잡은 스톤마운틴은 행락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이중에는 흑인과 이민자들도 다수다. 스톤마운틴공원관리협회의 존 뱅크헤드 대변인은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인우월주의 본산지임을)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원 방문객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입장객들은 스톤마운틴과 인종차별을 그다지 연관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스톤마운틴이 소수의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마치 성지처럼 여겨지는 것은 분명하다. 공원관리협회는 지난달 KKK가 산 정상에서 십자가 화형식을 개최하도록 협조해달라며 제출한 신청서를 거절했다. 공원은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며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지난 2015년 공원관리협회는 정상에 ‘자유의 종’을 세우려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됐다. ‘자유의 종’은 196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유명한 연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의 “조지아주 스톤마운틴에서 자유의 종이 울리게 하자”는 문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허겸 기자

2017-09-21

보스턴서 대규모 반 인종차별 집회

보스턴에서 19일 인종차별과 혐오 나치주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백인우월주의와 신나치 단체 등 극우 세력에 의해 초래된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를 규탄하는 반대 집회가 열린 것이다.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집회도 열렸지만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AP통신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공원에서 열린 인종차별 규탄 집회에는 4만 명가량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검은색옷을 입었으며 얼굴에 스카프를 두르기도 했다. 이들은 반 나치와 반 파시즘을 외쳤으며 "다시 나치가 두려움에 떨게하자" "이웃을 사랑하라" "파시즘에 반대한다" "혐오는 결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 등의 구호가 담긴 손팻말을 흔들었다. 인종차별 반대 집회장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였지만 참가자가 극히 적어 집회다운 집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조기 종료됐다. 보수단체 집회에서 연설하려고 했던 한 인사는 "오늘 이벤트는 무너졌다"고 밝혔고 역시 연사로 나설 예정이었던 연방의원 후보자 삼슨 라치오피는 "집회가 이렇게 준비가 안 됐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턴 집회 후 트위터를 통해 "보스턴의 많은 참가자들은 반 경찰 선동자로 보인다"면서 인종차별 반대 집회 참석자들을 겨냥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단호하고 스마트하게 보였다"면서 경찰의 대응을 치하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 부정적인 여론이 감지되자 한시간 뒤 다시 트윗을 올려 "우리의 위대한 나라는 수십년간 분열돼 있었다. 때로는 치유를 위해 시위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치유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증오와 편견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보스턴의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나라는 곧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스턴뿐 아니라 텍사스 댈러스와 애틀랜타 뉴올리언스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오전 수백 명이 '인종 평등'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12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남가주 라구나비치에서도 반 인종차별 집회가 열렸다.

2017-08-20

뉴욕서도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인종주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뉴욕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6일 뉴욕시립대(CUNY) 브롱스커뮤니티칼리지(BCC)에 설치돼 있는 남부연합군 사령관 로버트 리와 스톤월 잭슨 장군의 흉상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와 잭슨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지지한 남부군을 이끌던 인물로 1920년대 BCC의 '위대한 미국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에 흉상이 설치됐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은 인종차별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두 인물의 흉상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발표에 앞서 브루클린에서는 한 교회 뜰에 설치돼 있던 리 장군의 명판이 철거됐다. 포트해밀턴의 세인즈존스 에피스코팔 교회 뜰에 있는 단풍나무에 부착돼 있던 리 장군의 명판은 1912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현재 포트해밀턴에는 두 장군의 이름을 딴 '제너럴 리 애비뉴'와 '스톤월 잭슨 드라이브' 도로가 있는데, 뉴욕시민들은 현재 이들 도로의 개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뉴욕을 포함해 12개 도시에서 남부연합 상징물이 철거됐고, 6개 도시도 관련 상징물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8-17

시애틀 한인, 인종혐오 범죄 피해…마커스 최씨, 백인 남성에게 폭행 당해

지난 7월 시애틀에 사는 한인 마커스 최씨는 애완견을 데리고 노스 시애틀의 비터 레이크 동네로 산책을 나갔다가 30대 백인 남성으로부터 아시안 혐오성 폭언을 들었다. 이 남성은 최씨에게 “너는 감옥으로 갈 것이다. 다른 모든 아시안들과 함께. 그리고 네 여권도 빼앗길 것이다”라는 폭언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 최씨는 “당시 그는 마치 총이나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손을 주머니에 넣고 폭력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최씨는 이러한 인종혐오범죄를 용납해서는 안 되고 더구나 자신의 동네에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비터 레이크의 편견’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특히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고 공원에 다시 나갔다. 그 곳에서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백인 남성을 다시 만났고 카메라로 그 남성의 모습을 촬영하던 도중 실제 얼굴을 가격당하는 폭행 피해도 입었다. 그의 폭행으로 최씨의 안경이 떨어지고 렌즈 하나가 빠져나갔다. 최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미 그는 떠난 상태였다. 최씨는 자신은 볼더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그리고 뉴욕에 살다가 최근 시애틀로 이사왔는 데 이같은 노골적인 인종 혐오는 전혀 겪어보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15일 뉴아메리카미디어에 따르면 최씨와 같은 혐오범죄 피해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아시안아메리칸정의구현(AAJC)’은 웹사이트(StandAgaistHatred.org)를 개설하고 사법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혐오범죄 피해자들의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AAJC 존 양 회장은 “아시안 혐오범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거침없는 말폭탄 이후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AAJC의 피해 사례 접수 사이트는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하지만 아시안의 피해 사례를 통계로 만들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주저하지 말고 제보해 달라”고 했다.

2017-08-17

'극우 상징' 남부연합기 뭐길래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시위를 벌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손엔 두 종류의 깃발이 들려있었다. '하켄크로이츠(卍)'가 그려진 나치 깃발과 '남부연합기(Confederate flag)'다. 대체 남부연합기가 뭐길래,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나치의 상징물과 같은 문제적 상징물이 된 걸까. 남부연합기는 성조기와 마찬가지로 붉은색·푸른색·흰색을 사용한다. 중심을 차지하는 커다란 십자 안엔 하얀 별이 들어있다. 원래 남북전쟁 때 남군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E 리 장군의 북버지니아군이 사용하던 전투 깃발이다. 노예제 폐지에 반대한 리 장군이 사용했지만, 남부연합의 깃발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식 깃발로 채택되지 못한 남부연합기가 남부연합을 대표하게 됐다. 참전군인을 기리는 행사에 등장해 남부의 유산과 자부심을 뜻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유산인 남부연합기는 20세기 들어서면서 인종차별의 동의어가 돼 버렸다. 특히 쿠 클럭스 클랜(KKK)이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깃발의 의미는 극우·차별·편견으로 굳어졌다. 1990년대 이후 흑인 민권은동단체들은 깃발 사용 중단을 위한 운동을 벌였다. 지난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뒤엔 남부연합기 금지 운동이 다시 주목받았다.

2017-08-16

자문단 CEO들 줄 사퇴하자…트럼프, 자문위 2곳 돌연 해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에 항의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에서 줄줄이 사퇴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자문위를 해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조업자문위원회와 전략정책포럼의 기업 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대형 소비재 생산업체 3M의 잉거 툴린 CEO와 식품회사 캠벨 수프의 데니스 모리슨 수프 CEO가 이날 오전 자문위를 떠난다고 밝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앞서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을 시작으로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이 제조업자문단에서 탈퇴했다.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제조업자문위원단에서 탈퇴한 위원이 7명에 달하자 남은 CEO들을 만류할 바에야 차라리 자문위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사퇴한 CEO들을 '관심종자(grandstander)'라고 비난하며 이들을 대체할 사람은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트럼프타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의 폭력사태의 책임이 양측에 있다고 다시 말을 뒤집었는데 캠벨 수프의 모리슨 CEO는 사퇴하면서 "인종주의와 살인은 명백히 비난받아야 하며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어떤 것들도 도덕적으로 공평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은 그 점에 대해 명백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와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 등이 대통령 직속 전략정책포럼에서 떠난 바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08-16

만델라 인용 오바마 트윗 역대 두번째 '좋아요'

"어느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 출신,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진 않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를 통탄하며 쓴 트윗이 250만회 '좋아요'를 받아 트위터 역대 최고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반인종주의 시위대 간 유혈 충돌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친 뒤 자신의 트위터(@BarackObama)에 연속 트윗을 남겼다. 창문을 통해 여러 인종의 아이들을 올려다보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은 "사람은 증오하려면 배워야 한다. 만약 증오를 배울 수 있다면, 사랑하도록 배울 수도 있다. 타인을 사랑하는 게 그 반대보다 인간 가슴에는 더 자연스럽다"고 이어졌다. 이는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에서 인용한 문구들이다. 이 가운데 맨 먼저 남긴 트윗은 15일 오전까지 약 250만회의 '좋아요'를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 5월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가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폭탄테러 후에 남긴 트윗을 넘보는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그란데가 당시 남긴 트윗 "가슴이 찢어졌다.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정말 정말 미안하다(i am so so sorry). 뭐라 할 말이 없다"는 현재까지 270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아서 역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2017-08-15

'트럼프 오른팔' 배넌 잘리나…"샬럿츠빌 시위 비판말라"

극우 선봉장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받는 '트럼프의 오른팔' 스티브 배넌(사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 위기에 몰렸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배넌은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시위가 발생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회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비판성명이 그의 지지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조언대로 이들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으나,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결국 트럼프는 이틀 만에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밝히며 백기를 들었다. 이에 이런 상황을 자초한 배넌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넌은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의 불화설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내 극우 보수주의를 대변하며 자리를 보전했지만 그를 비호했던 대통령마저 최근 등을 돌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상황에 정통한 측근들을 인용해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트럼프 대통령의 여름 휴가 직전 그를 만나 배넌을 백악관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쿠슈너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석했고, 이들 역시 배넌의 경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 10일 만에 해임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도 최근 배넌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연방하원의 흑인·히스패닉, 아시아 코커스와 진보코커스 등 3대 소수계 의원 모임도 배넌을 포함 극우 3인방의 경질을 촉구했다.

2017-08-15

가주 증오단체 79개 '최다'…남가주 36개·LA 14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집회로 3명이 숨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건 이후 인종혐오 단체들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증오단체(Hate Group)는 917개다. 그 중 가주가 79개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플로리다가 63개로 집계됐다. 특히 남가주에 36개 북가주인 새크라멘토에 6개가 있다. LA에는 14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단체들은 백인 민족주의자들부터 신나치 반무슬림과 안티LGBT 흑인 분리주의자 등 다양하다. 브라이언 레빈 캘스테이드 대 형사 행정학 교수는 "2016년 이후 백인 우월주의자와 극좌파의 집회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며 "가주에도 샬러츠빌과 비슷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6년 2월 백인우월주의단체인 KKK가 참가한 애너하임 집회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3명이 흉기에 찔리고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 레빈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와 난민 무슬림을 표적으로 한 정책을 펼치면서 극우단체들이 더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빈곤법률센터 홈페이지(https://www.splcenter.org/hate-map)에 들어가 증오지도(hate map)를 확인하면 자기가 사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증오단체를 확인할 수 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2017-08-15

CEO들 '트럼프 자문위' 줄줄이 탈퇴…"백인우월 시위 비난 미흡"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폭력시위를 제대로 비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머크, 인텔, 언더아머 등 유력기업 3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잇따라 대통령 직속의 경제 자문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책임을 묻지 않은 대통령에 항의의 뜻을 표했다. CNN머니 등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와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는 14일 밤 트럼프 대통령 직속 제조업자문단(manufacturing counsil)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크러재니치 CE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분열된 정치환경 때문에 미국 사회의 주요한 이슈들이 심각한 해를 입고 있다"며 "우리는 평등을 옹호하고, 미국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을 공격하기보다 존경해야 한다"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플랭크 CEO도 "우리 언더아머는 정치보다는 혁신과 스포츠에 관여하고 있다"며 자문위원 사퇴를 알렸다. 앞서 세계 3위의 제약기업인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CEO도 이날 자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문단 탈퇴를 선언했다. 프레이저 CEO는 "미국의 힘은 서로 다른 신념, 인종, 성적 취향, 정치성향을 지닌 남성과 여성으로부터 나온다"면서 "미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이상에 어긋나는 증오와 편견, 우월주의를 단호히 거부하고 미국의 근본 가치들을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머크의 CEO로서, 개인 양심의 차원에서 (이번 백인우월주의 폭력시위의) 극단주의에 대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자문단에는 보잉과 다우케미컬, 존슨앤존스 등 다른 유력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와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도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결정에 반발해 자문단에서 탈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EO들의 잇따른 탈퇴 선언에 빈정대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프레이저 CEO가 대통령 제조업 자문단에서 탈퇴했다"면서 "이제 바가지 약값을 낮출 시간이 더 많아지겠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자 트럼프는 곧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공개 천명하며 백기를 들었다.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2017-08-15

뉴욕주 혐오범죄 처벌 강화 추진

뉴욕주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를 계기로 혐오범죄 범위와 처벌 규정을 강화한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15일 현행 혐오범죄에 폭동을 선동하는 행위를 포함시키는 '샬러츠빌 개정안(Charlottesville Provisions)'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뉴욕주는 인종과 피부색, 출신 국가, 조상, 성별, 종교, 연령, 장애 여부 및 성적 지향성 등을 이유로 폭력적인 행위나 괴롭힘을 가할 경우 혐오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혐오범죄 혐의로 체포돼 유죄가 인정되면 같은 폭력 행위라도 한 등급 높은 단계로 처벌받는다. 즉, 일반적인 형사법으로는 E급 중범이라면 혐오범죄가 적용되면 D급 중범이 된다는 의미고, 그만큼 양형 기준도 엄중해진다. 쿠오모 주지사의 계획에 따르면 인종 등 현행법에 명시된 사유를 근거로 폭동을 선동하거나 직접 폭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혐오범죄로 간주한다. 또 폭동에 가담하면 기존에는 E급 중범이었으나 이를 D급 중범으로 처벌하고, A급 경범죄였던 폭동 선동 행위는 E급 중범으로 처벌한다. E급 중범죄의 법정 최고 형량은 1년 6개월~4년의 보호관찰이며, D급 중범죄의 최고 형량은 비폭력 행위는 최대 7년 보호관찰이지만 폭력적인 행위일 경우 2~7년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일은 절대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뉴욕주는 모든 형태의 혐오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현재 사립학교 학생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인권 보호법을 공립학교 학생들에게도 확대 적용하도록 주의회에 인권법 개정을 촉구했다. 주지사의 계획대로 인권법이 개정되면 공립교 학생들도 교내 괴롭힘과 따돌림 등의 행위에 대해 주정부가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8-15

철거 Vs 원상복귀 … 남부군 유물, 엇갈린 대응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항의 시위대에 의해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된 애틀랜타 도심의 피드몬트 공원내 남부군 동상에 대한 사후 처리를 놓고 관련 기관들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불거지고 있다. 남부군 전통을 추모하고 기리는 시민단체에서는 신속한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반면, 관리 관할권을 가진 애틀랜타 시당국은 복구와 철거 두 가지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애틀랜타 공영 WABE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남부군 전통 기념 단체인 ‘게이트 시티 가드의 올드 가드’의 리처드 스트라웃 대표는 “이 동상은 남북전쟁이 끝난 뒤 남부와 북부 사이의 평화를 위한 문지기 같은 상징물”이라며 “평화의 상징물이 훼손당한 것은 아주 가슴아픈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시 대변인은 “시당국이 공공 예술 설치물을 관리 및 복구할 책임이 있으며, 이번 사안에 대해 시당국은 모든 옵션을 리뷰하고 있다”고 밝혀 철거도 한 옵션임을 굳이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WABE방송은 해석했다. ‘평화 동상’으로 이름붙여진 이 남부군 동상은 1911년 남부군의 국가인 ‘콘페더러시’를 기념하기 위한 여타 상징물과는 다른 의미로 세워졌다. 한편 자니 아이작슨(공화당)과 데이빗 퍼듀(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백인우월주의를 맹비난했다. 아이작슨 의원은 “샬롯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야기된 증오와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같은 아집과 증오는 우리나라가 이루고자하는 것이 아니며, 미국인들은 이같은 악에 대해 단결해서 맞서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작슨은 이어 “국내 테러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혀 이번 사태를 테러로 규정했다. 데이빗 퍼듀 상원의원도 “오늘 목격된 폭력은 나라로서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며 “샬롯츠빌의 모습은 부끄럽고 악하며 끔찍한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퍼듀 의원은 이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메시지와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에 증오와 인종주의를 위한 공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며 미국인들은 모든이들을 위해 자유, 평화, 정의를 위해 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행크 존슨(민주당) 연방하원의원도 트위터에 “미국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표명한 증오가 서있을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지아 정치인들 가운데,연방하원의원으로 조디 하이스, 샌포드 비숍 주니어, 드류 퍼거슨, 릭 앨런, 헹크 존슨, 배리 라우더밀크(11선거구), 탐 그레이스(14 선거구), 버디 카터(1선거구) 등이 이번 샬롯츠빌 백인 우월주의 집회와 테러에 대해 개인 트위터를 통해 비난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애틀랜타를 포함한 남동부 일대에 남부군 유적 지우기 작업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조지아 부지사 출마를 선언한 스테이시 아브람스(민주당)가 15일 애틀랜타 스톤마운틴의 절벽에 새겨진 남부군 지도자들의 조각상을 제거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 조각물을 제거하려면 조지아 주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카심 리드 시장도 ‘콘페더레잇 도로’ 등 남부군을 상징하는 도로 이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노스 캐롤라이나에서는 최근 남부군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연두 기자

2017-08-15

"젊은 백인 남성은 숨겨진 위기"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와 관련해 미국은 물론 영국과 유럽에서 "젊은 백인 남성은 숨겨진 위기"라고 지적하는 칼럼을 실었다. 미국계 영국인 극작가 겸 방송인 보니 그리어는 14일 칼럼에서 "샬러츠빌 시위는 젊은 백인 남성들로 가득 찼고, 이들 중 다수는 일자리가 없는 이들이었다"며 "이들은 미국에서 잘 인식되지 않은, 급진화된 최대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백인 남성들은 미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위기에 휩쓸린 최대 인구집단"이라며 "아직 이들이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비치지 않고 있지만, 그들 중 한 명이 이번에 테러를 자행했다"고 덧붙였다. 백인 남성인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0)는 지난 12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참가했다가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승용차를 몰고 돌진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그리어는 "미국에서, 영국에서, 유럽에서 젊은 백인 남성들은 숨겨진 위기"라며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는 그들이 철학을 발견했고 자신들을 이끌어줄 대통령을 가졌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시즘은 백인우월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백인우월주의가 파시즘의 뿌리에 있다. 백인우월주의가 힘을 다시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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